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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랩(GRAB) 3분기 실적: 숫자는 'Miss'인데 주가는 '폭등'한 진짜 이유
    미국주식 2025. 11. 11. 22:32

    투자 시장은 때때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숫자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왔는데도 주가가 오르는, 이른바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2025년 3분기 '동남아의 슈퍼앱' Grab (GRAB) 의 실적 발표가 바로 그 완벽한 예시입니다.

     

    발표된 EPS(주당순이익)는 $0.01로, 시장 컨센서스였던 $0.013~$0.03을 하회(Miss)했습니다. 하지만 실적 발표 직후 Grab의 주가는 6% 이상 급등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시장의 평가 기준이 '맹목적인 성장'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성'으로 완전히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은 Grab의 소소한 EPS 실수를 너그럽게 용서하는 대신, 마침내 '진짜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강력한 증거와 미래에 대한 자신감에 환호했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Grab이 3분기 실적을 통해 시장에 던진 3가지 핵심 메시지와, 이것이 한국 투자자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그랩
    그랩은 '수익을 낼 수 있는가?'라는 의심의 단계를 지나,  '얼마나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가?' 라는 기대의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메시지 1: "우리는 이제 돈을 번다" - 15분기 연속 증명한 수익성

    투자자들이 Grab에 대해 수년간 가졌던 가장 큰 의구심은 "그래서 도대체 언제부터 돈을 버는가?"였습니다. 배달과 차량 호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쏟아부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3분기 실적은 이 질문에 대한 확실한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 분기 순이익: 1,700만 달러 (약 230억 원) 달성
    • 조정 EBITDA: 1억 3,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1% 폭증
    • 수익성 개선: 무려 15분기 연속 조정 EBITDA 개선

    시장이 EPS 숫자보다 열광한 것이 바로 이 '조정 EBITDA'와 '연속성'입니다. 조정 EBITDA는 기업이 영업 활동을 통해 실제로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입니다. 이 수치가 51%나 급증했다는 것은 Grab의 비즈니스 모델이 드디어 운영 레버리지(매출이 늘어날수록 이익이 더 크게 늘어나는 구조)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합니다.

     

    더 나아가 Grab은 2025년 연간 조정 EBITDA 가이던스(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이번 흑자가 일회성이 아니라는 경영진의 강력한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시장은 이 '미래에 대한 확신'에 베팅한 것입니다.

    🎯투자자 인사이트:

    Grab에 대한 투자 논제는 '성장주'에서 '수익성 기반의 가치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현금 창출 능력"을 보고 투자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메시지 2: "독점 시장이 온다" - GoTo 합병 시나리오의 급부상

    단기적으로 Grab의 주가를 움직일 가장 강력한 촉매제는 바로 최대 경쟁사 GoTo와의 합병 시나리오입니다. 그리고 최근 이 합병의 가장 큰 장애물이 제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 사건: GoTo의 주요 주주들(SoftBank 등)이 Grab과의 합병에 반대해 온 현 CEO의 교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이유: CEO 재임 기간 동안 주가가 40% 이상 하락했고, 주주들은 '출혈 경쟁'을 끝내고 Grab과의 합병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합병이 성사된다면, 통합 법인은 동남아 승차 공유 시장의 약 85%, 인도네시아 시장의 91% 이상을 장악하는 압도적인 '독점' 사업자가 탄생합니다. 이는 곧 끔찍했던 할인 및 보조금 경쟁이 끝나고, Grab이 가격 결정력을 갖게 됨을 의미합니다.

     

    물론 인도네시아 정부의 반독점 규제가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해결할 정교한 '정치적 빅딜' 시나리오가 거론됩니다. 바로 인도네시아 국부펀드인 '다난타라(Danantara)'가 합병 법인의 소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입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이 딜은 '외국 기업의 시장 탈취'가 아닌 '정부가 승인한(State-Blessed) 시장 통합'으로 포장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인사이트:

    Grab의 펀더멘털(수익성)이 강해진 상황에서, 'GoTo 합병'이라는 강력한 이벤트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Grab의 기업 가치를 단숨에 재평가(Re-rating)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즉각적인 변수입니다. 12월 17일로 예정된 GoTo의 임시 주주총회 결과를 주목해야 합니다.


    메시지 3: "미래의 비용, 기술로 막겠다" - 긱 워커 법안 vs 자율주행

    Grab의 장기적인 수익성에 가장 큰 위협 요인은 무엇일까요? 경쟁사가 아닌, 바로 '정부 규제'입니다.

    최근 말레이시아 상원은 '긱 워커 법안 2025'를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Grab과 같은 플랫폼 기업이 운전자(긱 워커)들에게 서면 계약을 의무화하고, 사회보장제도(SOCSO) 비용을 의무적으로 납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Grab의 비즈니스 모델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리스크입니다. 수백만 명의 운전자 파트너를 '직원'이 아닌 '독립 계약자'로 분류함으로써 막대한 고정 비용을 피해왔는데, 이 법안이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Grab의 비용 구조는 근본적으로 재조정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Grab은 이 리스크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한 '해답'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로 '하이브리드 모빌리티' 전략, 즉 '기술을 통한 비용 자동화'입니다.

     

    Grab은 최근 3개월간 자율주행 및 원격 주행 기술 기업에 연쇄적인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1. Vay Technology (원격 주행): 사용자가 차를 부르면 원격 운전자가 차를 배달해 주고, 사용이 끝나면 회수하는 기술입니다. 완전 자율주행보다 즉각적인 상용화가 가능합니다.
    2. WeRide (로보택시): 2026년 싱가포르에서 소비자 대상의 첫 자율주행차(AV)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3. May Mobility (자율주행): 자율주행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합니다.

    🎯투자자 인사이트:

    Grab의 장기 투자는 '규제'와 '기술' 간의 치열한 속도 싸움입니다. 긱 워커 법안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속도와, 자율주행/원격 주행 기술 도입을 통한 '인건비 절감' 속도 중 어느 쪽이 더 빠를지가 Grab의 장기 주가를 결정할 것입니다. Grab의 공격적인 기술 투자는 이 리스크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지금 Grab을 어떻게 봐야 할까?

    2025년 3분기 실적은 Grab이 '수익을 낼 수 있는가?'라는 의심의 단계를 지나, '얼마나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가?'라는 기대의 단계로 진입했음을 선언했습니다.

     

    경쟁사 Sea Ltd.(SE)가 동일 분기 대규모 '어닝 쇼크'로 주가가 급락한 것과 달리, Grab은 시장의 새로운 평가 기준인 '수익의 질'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통과했습니다.

     

    한국의 투자자라면 Grab을 바라보는 관점을 두 가지 타임라인으로 나누어 접근해야 합니다.

    1. 단기적 관점 (Next 6-12 months): 주가는 전적으로 'GoTo 합병' 뉴스에 의해 움직일 것입니다. 이는 시장 독점과 마진 폭발을 의미하는 가장 강력한 촉매제입니다. GoTo 경영진 교체 및 인도네시아 정부의 입장 변화를 주시해야 합니다.
    2. 장기적 관점 (Next 3-5 years): '규제(긱 워커 법안) vs 기술(자율주행)' 간의 속도 싸움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시작된 긱 워커 법안이 실질적으로 Grab의 재무제표에 얼마큼의 비용을 반영시키는지, 그리고 Vay, WeRide의 자율주행 기술이 언제쯤 상용화되어 비용을 절감시키는지 추적해야 합니다.

    현시점에서 Grab은 입증된 수익성과 강력한 M&A 촉매제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습니다. 리스크(규제)는 명확하지만, 기회(독점)가 더 즉각적이고 강력해 보입니다. '동남아의 슈퍼앱'이 아닌 '동남아의 독점적 수익 창출 머신'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지켜볼 때입니다.

     


    ❓ 그랩(Grab) 투자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FAQ)

    Q1: 3분기 EPS가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보다 낮았는데 주가가 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시장은 GAAP 순이익(1,700만 달러 달성)과 51% 급증한 조정 EBITDA(현금 창출력), 그리고 15분기 연속 수익성 개선이라는 '추세'에 더 주목했습니다. 특히 회사가 연간 조정 EBITDA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한 것이 '미래 수익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으로 해석되어, 소폭의 EPS 미스를 압도하는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Q2: Grab과 GoTo의 합병이 실제로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가요?

    A: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합병에 반대하던 GoTo CEO의 교체 압력이 높아지고 있고, 가장 큰 장애물인 인도네시아 정부의 반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국부펀드(다난타라)가 합병 법인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라는 매우 현실적인 정치적 해법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Q3: 말레이시아 '긱 워커 법안'이 Grab에 얼마나 큰 위협인가요?

    A: 매우 실질적인 장기 리스크입니다. 이 법안은 운전자들에게 사회보장 비용을 의무화하며, 이는 Grab의 비용 구조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만약 이 법안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현재의 마진 개선 속도가 둔화되거나 훼손될 수 있습니다.

     

    Q4: Grab의 자율주행(AV) 투자는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가요?

    A: Grab은 '하이브리드'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WeRide(로보택시) 등은 장기적 목표지만, Vay(원격 주행) 기술은 완전 자율주행보다 규제 허들이 낮아 즉각적인 상용화 및 데이터 수집이 가능합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신규 렌탈 사업을 창출하고, 장기적으로는 긱 워커 규제 리스크(인건비 상승)를 상쇄할 핵심 전략입니다.

     

    Q5: 지금 Grab에 투자한다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하나요?

    A: 단기적으로는 'GoTo 합병' 관련 뉴스를, 장기적으로는 '긱 워커 법안 확산 속도'와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속도'를 봐야 합니다. 합병이 성사되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크게 재평가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규제로 인한 비용 상승을 기술로 극복할 수 있는지가 기업 가치를 결정할 것입니다.

     

     

     

     

     

     

     

     

     


    Source: https://www.grab.com/

    면책 조항(Disclaimer) 본 포스팅은 투자 추천이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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