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미국에선 '시큰둥', 러시아에선 '사전예약 66% 폭증'? 아이폰 17이 보여준 Apple의 진짜 저력
    미국주식 2025. 9. 21. 10:41

    Apple의 아이폰 17이 공개된 후, 월스트리트는 '혁신의 속도'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신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미지근하다는 분석이 쏟아져 나왔죠. 하지만 지구 반대편, 공식적으로는 Apple이 철수한 국가인 러시아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경제 제재와 경기 둔화라는 혹한의 조건 속에서 아이폰 17 사전예약이 전년 대비 66%나 폭증한 것입니다.

    애플 아이폰17
    애플이 철수한 러시아에서 아이폰17 열풍은 애플이라는 브랜드의 강력함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습니다.

     

    공식 판매조차 하지 않는 나라에서, 미국보다 57%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 파는' 현상. 이 기이하고도 강력한 시그널은 Apple의 가치를 '혁신'이라는 잣대로만 평가해 온 투자자들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요?

     

    1. 판매 중단 국가의 역설: '금지'가 키운 욕망, 66% 예약 폭증의 비밀

    현재 러시아에서 아이폰은 정상적인 경로로 유통되지 않습니다. Apple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시장에서 공식 철수했으며, Apple Pay와 같은 핵심 서비스도 모두 중단했습니다. 여기에 20년 만의 최고 수준 금리와 막대한 재정 적자까지 겹치며 러시아 경제는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런 환경에서 고가의 스마트폰 판매가 급증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현지 최대 리셀러 중 하나인 'Restore:'에 따르면, 아이폰 17의 사전예약 건수는 지난해보다 무려 66%나 급증했습니다.

     

    이는 투자자에게 매우 중요한 사실을 시사합니다. 바로 Apple의 브랜드가 경제 논리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뛰어넘는 강력한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를 구축했다는 증거입니다. 제품을 공식적으로 팔지 않아도, 서비스 이용이 불편해도, 심지어 경제가 어려워도 '가질 사람은 어떻게든 구해서 가진다'는 수준의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를 눈으로 확인시켜 준 셈입니다.

     

     

    2. 비쌀수록 갖고 싶다? '절대 반지'가 된 아이폰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아이폰 17 기본 모델(256GB)의 가격은 119,990루블, 미화로 약 $1,437에 달합니다. 이는 미국 현지 판매가보다 약 57%, 영국보다도 29%나 비싼 가격입니다. '우회 수입(parallel imports)'에 따른 추가 물류비가 고스란히 가격에 전가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왜 러시아 소비자들은 열광할까요? 현지 리테일러 관계자는 "아이폰을 다른 어떤 것과도 바꾸지 않을 거대한 팬층이 존재한다"고 단언합니다. 실제로 현지에서는 정부가 WhatsApp이나 텔레그램 등 메신저의 통화 서비스를 제한하자, 대안으로 아이폰의 페이스타임(FaceTime) 사용이 급증하는 등 독특한 수요 동인까지 생겨났습니다.

     

    이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저가 공세에 대한 Apple의 가장 확실한 답변이기도 합니다. 2024년 러시아 시장에서 판매 '대수' 기준 1위는 중국의 Xiaomi였지만, 판매 '매출' 기준 1위는 단연 Apple이었습니다. 이는 Apple의 전략이 시장 점유율(대수) 경쟁이 아닌, 압도적인 브랜드 가치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Apple 제품은 단순한 전자기기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갖고 싶은 '지위의 상징(Status Symbol)'인 것입니다.

     

     

    3. '혁신 논란'을 잠재우는 '브랜드 파워'라는 안전마진

    이번 러시아의 이례적인 흥행은 월스트리트의 '혁신 둔화' 우려에 대한 강력한 반론이 됩니다. 물론 기술적 진보는 기업의 성장에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Apple 투자의 본질은 새로운 기능 몇 가지가 아니라, 경쟁자가 감히 넘볼 수 없는 브랜드 충성도와 강력한 생태계에 있다는 점을 이번 사례는 명확히 보여줍니다.

     

    Apple Pay가 막히자 러시아 현지 은행들이 자체 비접촉 결제 솔루션을 내놓으며 어떻게든 아이폰 생태계에 편승하려는 모습은 이 브랜드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증명합니다. 소비자는 물론, 다른 기업들까지 끌어당기는 거대한 중력과도 같습니다.

     

    투자자에게 이 '브랜드 파워'는 그 어떤 기술적 지표보다 중요한 '안전마진'입니다. 경기가 둔화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져도 Apple의 매출과 이익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혁신을 넘어 '브랜드 제국'의 가치를 보라

    아이폰 17 출시가 보여준 두 얼굴, 즉 미국 시장의 냉철한 평가와 러시아 시장의 뜨거운 열광은 투자자들에게 더 넓은 시야를 요구합니다. Apple을 단순한 기술주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브랜드 제국'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다음과 같은 관점으로 Apple에 접근해야 합니다.

    1. 혁신을 넘어 '해자(Moat)'를 보라: 신제품의 기술적 진보만큼이나,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브랜드 충성도와 생태계가 어떻게 유지되고 확장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Apple의 핵심 가치입니다.
    2. 글로벌 수요의 '온도계'를 주시하라: 특정 시장의 수요 둔화 우려가 나올 때, 러시아처럼 예상 밖의 시장에서 나타나는 강력한 수요는 브랜드의 건재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바로미터입니다.
    3. '프리미엄'의 진정한 가치를 재평가하라: 경기 둔화기에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욕구가 얼마나 견고하게 유지되는지가 Apple의 실적을 방어하는 핵심 열쇠입니다. 러시아의 사례는 그 힘이 우리의 상상 이상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Apple을 둘러싼 '혁신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논란 속에서도 굳건히 빛나는 '브랜드'의 가치를 읽어내는 투자자만이 이 거인과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