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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XRP) 연말 5달러 간다"… 축배를 들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3가지 함정암호화폐 2025. 9. 24. 21:56
오랜 기다림이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가 시장에 안착하며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받는 동안, 수많은 알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차례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리플(XRP) 투자자들의 심장을 뛰게 할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XRP ETF 출시 효과로 연말까지 73% 급등, 5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입니다.

다음 현물 ETF는 XRP가 될 것이라는 것은 이미 많은 분들이 예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 소식만 들으면 당장이라도 '풀매수' 버튼에 손이 갈 법합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투자는 언제나 열광 뒤에 숨겨진 이면을 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과연 XRP ETF는 정말 리플을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으로 만들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요? 축배를 들기 전,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냉정한 현실과 숨겨진 함정들을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장밋빛 전망의 근거: ETF가 쏘아 올린 '5달러의 꿈'
우선 긍정적인 측면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5달러 전망을 내놓은 인물은 유동성 마켓플레이스 MoreMarkets의 CEO, 알탄 투타르(Altan Tutar)입니다. 그는 최근 DL News와의 인터뷰에서 "새롭게 출시된 알트코인 ETF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XRP 가격 랠리를 촉발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9월 초, 자산운용사 Rex-Osprey는 XRP와 도지코인(Dogecoin)에 대한 현물 ETF를 동시에 출시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1 ETF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쉽고 안전하게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강력한 호재로 여겨집니다. 새로운 자금, 특히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투타르 CEO는 "이들 알트코인에 대한 수요 증가는 의심할 여지 없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XRP가 과거 3달러를 회복했던 시점도 ETF 출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즉, ETF 출시 → 신규 자금 유입 → 수요 증가 → 가격 폭등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예상하는 것입니다. 이는 모든 XRP 투자자들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입니다.
2. 현실의 벽: ETF만 믿기엔 너무 다른 '수요의 무게'
하지만 여기서 첫 번째 함정이 드러납니다. 과연 XRP ETF는 비트코인 ETF와 같은 파급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Altius Labs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앤지 말테지(Angie Malltezi)는 냉정한 현실을 지적합니다.
그는 "ETF라는 포장지가 구조적인 수요를 스스로 만들어내지는 않는다"며, "ETF는 단지 기존 시장에 존재하는 수요를 증폭시키는 역할만 할 뿐"이라고 경고합니다. 즉, ETF는 수요를 창출하는 마법의 지팡이가 아니라, 기존 수요를 증폭시키는 '확성기'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데이터가 나옵니다. 현재 비트코인의 하루 현물 거래량은 약 250억~300억 달러에 달합니다. 반면, XRP와 도지코인의 거래량을 모두 합쳐도 10억 달러를 밑돕니다. 기초 체력, 즉 시장에 형성된 기본적인 수요의 '무게' 자체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수요 불균형은 알트코인 ETF가 넘어야 할 거대한 산입니다. 투자자에게 이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단순히 'ETF가 출시됐으니 비트코인처럼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금물입니다. 해당 자산의 근본적인 수요와 시장 규모가 뒷받침되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3. 알고 보니 '반쪽짜리'? 비트코인 ETF와의 결정적 차이
더욱 복잡한 문제는 이번에 출시된 Rex-Osprey의 XRP ETF가 우리가 알던 비트코인, 이더리움 ETF와는 '급'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번 ETF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엄격한 심사를 거치는 정식 절차(1933년 증권법)를 통과한 '순수 현물 ETF'가 아닙니다.
대신, 1940년 투자회사법을 활용한 일종의 '규제적 우회로'를 통해 출시되었습니다. 이는 SEC의 긴 승인 절차를 기다리지 않고 빠르게 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이 방식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따릅니다. 바로 마케팅 활동과 상품 유통 능력에 상당한 제약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빠른 출시를 얻는 대신, 더 많은 투자자에게 상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데 제약을 받는 '족쇄'를 찬 셈입니다. 이는 ETF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인 '대규모 자금 유입'을 처음부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한계입니다.
투자자들이 진정으로 기대하는 '순수' 알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여부는 오는 10월, SEC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즉, 현재의 XRP ETF는 본격적인 랠리를 위한 '전초전'일 수는 있으나, 그 자체만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꿀 '본게임'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리플 투자자는 무엇을 보아야 할까?
종합해 보겠습니다. XRP 현물 ETF 출시는 분명 리플이 단순한 코인에서 제도권 금융 상품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연말 5달러"라는 전망은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한 희망적인 시그널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냉정해져야 합니다. 현재의 열광은 ▲비트코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근본적인 시장 수요, ▲마케팅과 유통에 제약이 있는 '반쪽짜리' ETF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갤럭시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지아닝 우(Jianing Wu) 역시 "XRP와 도지코인 ETF는 위험 곡선상 더 아래에 위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완만한 자금 유입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하며 이러한 시각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명한 투자자라면, 지금 당장 '5달러'라는 헤드라인에 흥분하기보다 다음과 같은 핵심 지표들을 차분히 관찰해야 합니다.
- 실질적인 거래량 증가: ETF 출시 이후, XRP 자체의 일일 현물 거래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시장의 근본적인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 10월 SEC의 결정: '순수' 현물 알트코인 ETF의 승인 여부가 시장의 분위기를 결정할 진정한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 기관 채택 동향: 단순히 ETF 자금 유입뿐만 아니라, 기관들이 리플을 대차대조표에 편입하거나 디파이(DeFi)에 활용하는 등 실질적인 채택 사례가 늘어나는지 주목해야 합니다.
XRP ETF의 등장은 분명 기회입니다. 그러나 모든 기회에는 그만큼의 위험이 따릅니다. 감정에 휩쓸린 투자가 아닌, 이면의 구조와 데이터를 꿰뚫어 보는 냉철한 분석이 당신의 계좌를 지켜줄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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