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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 최신 AI칩 뜯어보니… 삼성·하이닉스 부품이? '중국 AI 굴기'의 아슬아슬한 진실
    국내주식 2025. 10. 3. 19:20

    요즘 주식 시장의 화두는 단연 AI입니다. Nvidia의 주가가 어디까지 오를지, 다음 AI 수혜주는 무엇이 될지 모두의 관심이 쏠려있죠. 이런 가운데 미국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Nvidia의 대항마"를 자처하며 등장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의 Huawei입니다.

    화웨이 TSMC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중국의 AI굴기가 여전히 한국과 대만에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Huawei의 최신 AI 반도체 'Ascend 910C'를 분해해보니, 그 심장부에서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들이 발견된 것입니다. 바로 TSMC, 그리고 대한민국의 삼성전자와 SK Hynix입니다. 미국의 철통같은 봉쇄를 뚫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그리고 이 사실이 우리 투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그 흥미진진한 내막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충격적인 발견: 화웨이 AI칩의 심장은 '메이드 인 코리아 & 타이완'

    캐나다의 반도체 분석 전문 기업 TechInsights는 최근 Huawei의 3세대 AI 칩 'Ascend 910C'의 분해(Teardown)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 두뇌(Die): 칩의 핵심 연산 장치인 '다이(Die)'는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제조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고속도로(HBM):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삼성전자 SK Hynix의 'HBM2E' 제품이 탑재되어 있었습니다.

    AI 반도체를 강력한 슈퍼카에 비유한다면, TSMC의 '다이'는 강력한 엔진, 삼성과 SK Hynix의 HBM은 엔진에 폭발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최고급 연료와 같습니다. 즉, Huawei가 자랑하는 최신 AI 칩의 핵심 성능이 사실상 대만과 한국의 기술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진 것입니다. 이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기술 자립이 생각보다 더디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미국의 봉쇄, 어떻게 뚫었나? '재고'라는 마법의 주머니

    투자자라면 당연히 이런 질문을 던질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SK Hynix가 미국의 제재를 어기고 Huawei에 부품을 공급했다는 말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삼성전자와 SK Hynix는 모두 2020년 미국의 제재 이후 Huawei와의 모든 거래를 중단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Huawei는 어떻게 이 부품들을 손에 넣었을까요? 정답은 바로 '미리 비축해 둔 재고'입니다.

    Huawei는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 앞으로 다가올 혹독한 겨울을 대비해 다람쥐처럼 부품을 쌓아두었습니다. 심지어 'Sophgo'라는 중간 업체를 통해 TSMC에 주문하여 수백만 개의 칩 다이를 확보하는 등 매우 전략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삼성과 SK Hynix의 HBM 역시 이런 방식으로 미리 확보해 둔 재고 물량인 것입니다.

     

    이는 Huawei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냅니다. '마법의 주머니' 같아 보이는 재고는 언젠가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입니다. 현재의 생산이 과거의 유산에 기댄 것이라면, 그들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 할 수 없습니다.

     

     

    진짜 병목은 이제부터? 'HBM'이 중국 AI의 발목을 잡을까

    전문가들은 Huawei의 재고가 올해 말을 기점으로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AI 칩의 성능을 좌우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중국 AI 굴기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HBM은 일반 메모리 반도체와는 차원이 다른 초고난도 기술의 집약체입니다. 세계 최고의 메모리 기업인 삼성전자조차 Nvidia의 최신 AI 칩에 들어가는 HBM 인증에 애를 먹었을 정도입니다. SK Hynix가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두 한국 기업이 사실상 글로벌 HBM 시장을 과점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CXMT 같은 기업이 HBM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상당합니다. 결국 Huawei와 중국 AI 산업은 비축해 둔 HBM 재고가 소진되는 순간, 심각한 생산 차질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마치 최고급 슈퍼카를 만들어 놓고도 연료를 구하지 못해 멈춰 서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투자의 힌트는 '헤드라인'이 아닌 '이면'에 있다

    이번 Huawei 칩 분해 사건은 우리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첫째, '중국의 AI 굴기'라는 헤드라인에 현혹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 이면에는 여전히 핵심 부품과 기술을 해외에 의존하는 아슬아슬한 현실이 존재합니다. Huawei의 현재 성과는 비축된 재고에 기반한 '신기루'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둘째, 이번 사건은 SK Hynix와 삼성전자가 가진 HBM 기술의 '대체 불가능성'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AI 시대가 깊어질수록, 이들의 기술적 해자(Moat)는 더욱 견고해질 것입니다. 중국이 단기간에 따라올 수 없는 이 기술 장벽은 두 기업의 장기적인 투자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합니다.

     

    AI 기술 전쟁은 단순히 누가 더 뛰어난 칩을 설계하느냐의 싸움이 아닙니다. 그 칩을 실제로 구현해 낼 수 있는 소재, 부품, 장비의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전쟁입니다. 투자자라면 화려한 공격수(Nvidia, Huawei)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최고급 무기와 보급품을 제공하는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들에게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 진짜 돈의 흐름은 바로 그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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