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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억 7천만 원 찍던 비트코인, 하룻밤 새 25조 증발…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일까?
    암호화폐 2025. 10. 11. 21:49

    불과 며칠 전, 비트코인이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1억 7천만 원이라는 역사적인 가격을 돌파했을 때(1억 8천만원이 바로 코 앞이었습니다.)만 해도 시장은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모두가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이야기하며 장밋빛 미래를 그렸습니다. 하지만 그 환호는 단 며칠 만에 처참한 비명으로 바뀌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 뜨거운 축제를 하루아침에 악몽으로 만든 것일까요? 모든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한 마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코인 하락 청산
    오늘 새벽 시작된 하락빔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청산 이벤트 결과였습니다.

    '역사상 최악의 청산', 숫자가 말해주는 공포의 24시간

    "암호화폐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청산 이벤트."

    데이터 분석 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는 이번 사태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말 그대로 기록적인 '패닉 셀'이 시장을 덮친 것입니다. 숫자는 더욱 충격적입니다.

    • 총 청산 규모: 단 24시간 만에 약 190억 달러 (약 25조 원)
    • 청산된 트레이더: 160만 명 이상
    • 집중 매도 시간: 금요일 단 1시간 만에 70억 달러(약 9조 원) 이상이 강제 청산

    여기서 '청산(Liquidation)'이란, 레버리지 투자를 한 투자자의 손실이 증거금을 초과할 경우 거래소가 강제로 포지션을 종료시키는, 이른바 '반대매매'를 의미합니다. 즉, 160만 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 재산을 잃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거래소가 실시간으로 모든 데이터를 보고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청산 규모는 300억 달러(약 40조 원)를 훌쩍 넘을 수도 있다고 추정합니다.

    비트코인 풋옵션
    비트코인 풋옵션(Put option)이 $110,000 ~ $100,000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가격 하락이 아닙니다. 과도한 탐욕이 빚어낸 레버리지 시장이 단 하나의 외부 충격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준, 처참한 붕괴의 현장이었습니다.


    모든 것은 '트럼프의 입'에서 시작되었다: 거시경제와 암호화폐의 연결고리

    이번 폭락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소프트웨어 수출을 통제하겠다"는 충격적인 발언이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의 재점화라는 공포는 순식간에 글로벌 금융 시장을 덮쳤습니다.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던지고 안전자산으로 몰려갔습니다. 이는 비단 암호화폐 시장만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뉴욕 증시의 기술주 중심의 S&P 500 지수가 흔들렸고, 유가도 급락했습니다. 반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금값은 치솟았습니다.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암호화폐는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기존 금융 시스템의 대안, 즉 '탈중앙화된 안전자산'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이번 폭락은 비트코인 역시 미국 증시의 빅테크 주식처럼 거시 경제 변수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위험자산'의 범주에 속한다는 사실을 명백히 증명했습니다. FalconX의 시장 공동 책임자인 라비 도시는 "금요일에 미중 무역 전쟁이 재발하면서 시장에 불확실성을 야기했고 위험자산의 폭락을 초래했다"고 정확히 지적했습니다.

     

    비트코인 급락 미중 무역
    미중 무역 긴장 고조와 함께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차트 (출처: Bloomberg)

     

    위 블룸버그 차트는 'Bitcoin Extends Drop Amid Trade Tensions'라는 제목으로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비트코인(XBT-USD)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10월 9일과 10일 사이에 발생한 대규모 하락세입니다. 10월 9일 0.12M(12만 달러)를 넘나들던 비트코인 가격은 10월 10일 정오를 기점으로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여, 한순간에 -11.93% 하락하며 0.106M(10만 6천 달러) 수준까지 곤두박질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트럼프의 관세 폭탄 발언 이후 시장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했는지, 그리고 불과 몇 시간 만에 막대한 자금이 시장에서 빠져나갔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시각적인 증거입니다.

    기관 투자자들의 '과도한 레버리지'가 부른 참사

    트럼프의 발언이 불씨였다면, 그 불씨를 거대한 화재로 키운 것은 바로 '기관 투자자들의 과도한 레버리지'였습니다.

    알고리즘 트레이딩 플랫폼 Tread.fi의 CEO 데이비드 정은 이번 사태를 '블랙 스완 이벤트'라고 칭하며, "많은 기관들이 이 정도 수준의 변동성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만기일이 없는 레버리지 상품인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 시장의 과열이 피해를 키웠습니다.

     

    과거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은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 셀'이 주도했다면, 이번에는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들까지 레버리지의 덫에 걸려 청산당했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는 기관들의 시장 참여가 반드시 안정성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며, 오히려 시스템 리스크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경고등입니다.

     

    Kronos Research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빈센트 리우는 "미중 관세 공포로 촉발됐지만, 기관의 과도한 레버리지가 기름을 부었다"며 암호화폐와 거시 경제의 연관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번 비트코인 폭락 사태는 주식 투자를 포함한 모든 투자자에게 뼈아픈 교훈을 남겼습니다. 축제가 한창일 때, 가장 큰 위기는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요약하자면, 트럼프의 정치적 발언이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웠고, 이는 기관들의 과도한 레버리지로 위태롭던 암호화폐 시장을 붕괴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까요?

    1. 레버리지의 위험성을 재확인하라: 이번에 청산된 160만 명의 트레이더들은 높은 수익률이라는 환상에 가려진 '강제청산'의 위험을 간과했습니다. 당신의 포트폴리오에 사용된 레버리지는 감당 가능한 수준입니까? 지금 당장 점검해야 합니다.
    2. 거시 경제 지표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라: 더 이상 차트만 보고 투자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 연준의 금리 정책, 주요 경제 지표 등 거시 경제의 흐름이 당신의 자산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3. 비트코인 핵심 지지선을 주시하라: Orbit Markets의 공동 창립자인 캐롤라인 모론은 "비트코인의 다음 주요 지지선은 10만 달러이며, 이 가격이 무너지면 지난 3년간의 강세장이 끝났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핵심 가격대를 기준으로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의 변동성은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위기의 본질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투자자만이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이번 폭락을 단순한 공포로 넘기지 말고, 당신의 투자 원칙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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