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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obe, AI 위기론의 중심에 서다: 붕괴냐 반격이냐 운명의 갈림길미국주식 2025. 9. 11. 23:21
숨 가쁘게 달려온 2025년 증시, 그 중심에는 단연 'AI'가 있었습니다. Nvidia를 필두로 한 AI 관련주들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에게 환희를 안겨주었죠. 하지만 이 눈부신 빛의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도 존재합니다. AI라는 거대한 파도에 올라타지 못하고 오히려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위협받는 기업들의 이야기입니다.

한 때 잘 나가던 어도비가 AI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지금이 기회일까요? 오늘 우리가 주목할 기업은 바로 크리에이티브 소프트웨어의 제왕, Adobe(어도비)입니다. 한때 '믿고 사는 주식'의 대명사였던 Adobe의 주가는 올해 들어 20% 이상 급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Adobe를 'AI 시대의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로 지목하기까지 합니다.
과연 Adobe는 이대로 시대의 흐름 속으로 사라지는 것일까요? 아니면 헐값이 된 지금이 절호의 매수 기회일까요? 곧 발표될 실적을 앞두고, Adobe를 둘러싼 월가의 치열한 논쟁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월가가 Adobe를 'AI 피해자'로 낙인찍은 이유
Adobe가 직면한 위기는 한마디로 '존재의 위협(existential risk)'입니다. 핵심 비즈니스인 이미지 편집(포토샵)과 스톡 이미지 사업이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사용자들은 복잡한 툴을 배우지 않아도 "웃는 강아지 그림 그려줘"라는 간단한 명령어만으로 순식간에 고품질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쟁자 출현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Wellington Management의 기술팀 공동 리더인 브라이언 바베타는 "AI 이미지 생성 기술이 스톡 사진과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를 대체하는 것은 이미 현실화된 파괴적 혁신"이라고 단언합니다.
숫자는 더욱 냉정합니다. 월스트리트는 Adobe의 연간 매출 성장률을 약 10%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견고한 수치처럼 보이지만, 이는 지난 10년 내 가장 낮은 성장률입니다. 반면 Oracle과 같은 명확한 AI 승자들은 오히려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어디로 향할지는 자명해 보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Adobe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Figma 인수마저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자체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모습입니다.
10년 만의 최저 밸류에이션: 위험 신호인가, 매수 기회인가?
시장의 비관론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었습니다. Adobe 주가는 올해 20% 이상 하락하는 동안, 기술주 중심의 ETF는 40% 이상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이 혹독한 평가 속에 Adobe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6배 미만으로, 지난 10년 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단순히 보면 '역대급 저점 매수 기회'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치의 함정'을 경고합니다. 웰링턴의 바베타는 "진정한 파괴적 위기에 직면한 기업의 경우, 미래 실적 추정치는 종종 틀리기 마련이다. 이는 싸 보이는 주식이 실제로는 매우 비쌀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합니다. 마치 스마트폰 시대에 할인 판매하는 피처폰과 같다는 것이죠. 가격은 싸지만, 미래 가치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는 의미입니다.
투자자에게 이는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현재의 낮은 밸류에이션은 시장의 과도한 공포를 반영한 것일까요, 아니면 앞으로 다가올 실적 악화를 미리 선반영한 합리적인 평가일까요?
'제2의 Snowflake'가 될 수 있을까? Adobe의 반격 카드
암울한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깊어진 비관론 속에서도 기회를 찾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놀랍게도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애널리스트의 3분의 2 이상은 여전히 Adobe에 대해 '매수' 추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Apple보다도 높은 비율입니다. 현재 주가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 주가보다 35%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들은 Adobe가 결국 AI 시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Morgan Stanley의 키스 와이스 애널리스트는 데이터 클라우드 기업 Snowflake의 사례를 제시합니다. Snowflake 역시 한때 AI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부진했지만, 최근 견고한 핵심 비즈니스와 성공적인 AI 기능 통합을 보여주며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그는 Adobe가 '제2의 Snowflake'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과거 Adobe의 지분을 대량 보유했던 Riverpark Capital의 콘래드 반 틴호벤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비슷한 시각을 보입니다. "시장은 이미 Adobe를 패배자로 결정해버렸다. 바로 그 지점에 기회가 있다"며 "만약 Adobe가 AI를 제대로 해낸다면, 현재 밸류에이션에서는 엄청난 성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투자자를 위한 제언
Adobe를 둘러싼 상황은 명확합니다. 생성형 AI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이 흔들리는 '명백한 위기'와, 10년 만의 최저 밸류에이션과 월가의 긍정적 시선이 공존하는 '잠재적 기회'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Adobe는 더 이상 편안하게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우량주가 아닌, 회사의 생존 능력을 증명해야만 하는 고위험-고수익의 '쇼미(Show-me)' 스토리로 변모했습니다. 투자자는 자신의 성향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접근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 역발상 투자자라면: 시장의 비관이 과도하며, Adobe가 자체 AI 기술(Firefly 등)과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 믿는다면 현재 주가는 매력적인 진입 구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 발표될 실적과 AI 신제품 전략을 그 어느 때보다 꼼꼼히 확인하며 '증명'의 과정을 함께해야 합니다.
-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추세는 명확히 하락세입니다. 굳이 불확실성에 베팅하기보다, 시장이 인정한 확실한 AI 승자들에게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일 수 있습니다. 최소한 Adobe의 매출 성장률이 다시 가속화되는 등 명확한 턴어라운드 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눈부신 AI 혁명의 시대, Adobe는 과거의 유물이 될까요, 아니면 위기를 딛고 일어서는 현명한 생존자가 될까요? 곧 있을 실적 발표가 그 첫 번째 중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입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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