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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55% 폭등, Shopify 출신 CEO가 조종간 잡은 Opendoor의 대반격 신호탄?
    미국주식 2025. 9. 11. 23:32

    요즘 미국 증시, 정말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영웅이 탄생하는 것 같습니다. Nvidia와 빅테크가 이끌던 AI 랠리가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시장은 '제2의 성장주'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죠. 이런 상황에서 어제(현지 시간 9월 10일) 시장의 모든 주목을 한 몸에 받은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부동산 기술(프롭테크) 기업 Opendoor (NASDAQ: OPEN)입니다.

    오픈도어
    오픈도어가 출시한 모바일 앱

     

    개장과 동시에 무려 55% 이상 폭등하며 투자자들을 경악시킨 Opendoor. 과연 이 기업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단순히 하루짜리 해프닝일까요, 아니면 바닥을 치고 날아오르는 거대한 턴어라운드의 시작일까요? 오늘, 이 흥미로운 이야기의 막을 열어보겠습니다.

     

     

    벼랑 끝 Opendoor, 구원투수로 등판한 Shopify의 '해결사'

    이번 주가 폭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CEO 교체'라는 한 장의 카드였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CEO 교체가 아니었습니다. Opendoor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거인, Shopify (SHOP)의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카즈 네자티안(Kaz Nejatian)을 새로운 CEO로 영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소식이 왜 시장을 그토록 열광시켰을까요? Shopify가 어떤 기업인지 떠올려보면 답은 간단합니다. Shopify는 단순히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어주는 회사가 아닙니다. 수많은 판매자들이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거대한 '생태계'이자 '플랫폼'을 만든 기업입니다. 그리고 네자티안은 바로 그 성공 신화의 중심에 있던 인물입니다.

     

    Opendoor의 공동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키스 라보이스(Keith Rabois)는 "이 자리에 단 한 명의 선택지가 있었다면 바로 카즈"라며, "그는 창업가의 두뇌를 가진 검증된 경영자"라고 극찬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회사의 얼굴을 바꾸는 것을 넘어, Opendoor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플랫폼'으로 혁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시장에 보여준 셈입니다. 투자자들은 Shopify의 성공 DNA가 Opendoor에 이식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베팅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AI 우선주의', 부동산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까?

    그렇다면 Opendoor는 정확히 어떤 사업을 하는 회사일까요? Opendoor는 'iBuyer'라는 비즈니스 모델의 선두주자입니다. 자체 알고리즘을 이용해 주택 가격을 산정하고, 판매자로부터 직접 주택을 매입한 뒤 수리하여 다시 시장에 되파는 방식이죠. 간단히 말해, 기술을 이용해 주택을 사고파는 '기업형 부동산 플리핑(flipping)' 전문가입니다.

     

    하지만 이 사업 모델은 금리 상승과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직격탄을 맞으며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한때 30달러를 넘던 주가는 1달러 밑으로 추락하며 상장 폐지 위기까지 거론될 정도였죠.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CEO와 'AI 우선주의(AI-first company)'라는 비전이 등장합니다. Opendoor는 이제 단순히 집을 사고파는 회사를 넘어, AI 기술을 통해 주택 가격을 더 정교하게 예측하고, 거래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며, 전통적인 부동산 중개인들과도 협력하는 새로운 모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신임 CEO 네자티안은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Shopify에서의 경험은 혁신을 이끄는 플랫폼을 만들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주었다"며, "Opendoor를 주택 소유를 위한 플랫폼으로 만들어 수백만 가족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는 마치 Shopify가 소상공인들에게 이커머스 시장의 문을 열어준 것처럼, Opendoor가 개인들에게 더 쉽고 투명한 부동산 거래의 길을 열어주겠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600% 랠리, 그러나 축배를 들기엔 아직 이르다

    사실 Opendoor의 반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6개월간 주가는 무려 600% 이상 상승하며 8~9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분기에는 조정 EBITDA 기준 첫 흑자를 기록하며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죠.

     

    여기에 행동주의 투자자 에릭 잭슨이 제시한 82달러라는 파격적인 목표 주가는 월가의 뜨거운 감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전임 CEO의 사임을 강력하게 압박하며 이번 경영진 교체의 발판을 마련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투자자로서 우리는 열광 속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 높은 변동성: 30달러에서 1달러로, 그리고 다시 9달러로. Opendoor의 주가 흐름은 그 자체로 이 투자가 얼마나 높은 위험을 동반하는지 보여줍니다.
    •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연준의 금리 정책과 거시 경제 상황은 Opendoor의 핵심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아직 부동산 시장의 완전한 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릅니다.
    • 증명해야 할 비전: 'AI 플랫폼'이라는 비전은 매력적이지만, 아직은 청사진 단계입니다. 새로운 CEO가 이 비전을 어떻게 구체적인 성과와 수익으로 연결하는지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투자자,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Opendoor의 하루 55% 폭등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리더십 교체'와 'AI 기반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라는 강력한 턴어라운드 스토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폭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Shopify의 성공 DNA를 가진 새로운 리더가 조종간을 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뒤흔들기엔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투자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따라서 Opendoor에 대한 투자를 고려한다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1. 새로운 리더십의 실행력: 신임 CEO 카즈 네자티안이 '플랫폼' 비전을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실행에 옮기는지 분기별 실적 발표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2.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조정 EBITDA 흑자를 넘어, 실제 순이익(Net Income) 흑자로 전환하며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증명하는지가 관건입니다.
    3. 거시 경제 지표: 미국의 기준금리 향방과 주택 시장 지표는 Opendoor의 운명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외부 변수입니다.

    지금 당장 55% 폭등한 주가에 추격 매수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Opendoor가 그려나갈 'AI 부동산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이야기가 과연 현실이 될지, 꾸준히 지켜볼 가치는 충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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