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AI 시대, 길 잃은 애플? 핵심 인재 유출이 보내는 위험 신호
    미국주식 2025. 9. 13. 20:40

    지난주, 전 세계의 눈이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에 쏠렸습니다. 더 얇아진 아이폰 에어와 새로운 아이폰 라인업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시장의 환호를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그 화려함 뒤에 가려진 불안한 그림자를 눈치챈 투자자들이 얼마나 될까요? 겉은 화려했지만, 어쩌면 속은 조금씩 곪아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애플 AI
    애플은 숙성되고 매력적인 AI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일까요? 역량이 부족한 것일까요?

     

    바로 어제, 애플의 가장 중요한 인공지능(AI) 임원 중 한 명인 로비 워커(Robby Walker)가 회사를 떠난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한 명의 퇴사를 넘어, 'AI 지각생'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분투하는 Apple의 내부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경고등일 수 있습니다.

    '단순 이직'이 아닌 '엑소더스', 무엇이 문제인가?

    로비 워커는 올해 4월부터 아이폰의 답변, 정보, 지식 팀을 이끌어온 핵심 인물입니다. 2013년부터 애플에 몸담았으며, 올해 초까지는 우리에게 친숙한 음성 비서 '시리(Siri)'의 책임자였습니다. 그런 그가 다음 달 Apple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최근 Apple의 AI 인재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경쟁사인 Meta로 향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는 AI 모델을 총괄하던 최고 임원 루오밍 팡(Ruoming Pang)이 Meta로 이직했고, 그와 긴밀하게 협력했던 동료 연구원 마크 리(Mark Lee)와 톰 군터(Tom Gunter) 역시 뒤따라 Meta의 '슈퍼인텔리전스 랩'에 합류했습니다.

     

    최고의 인재들이 왜 Apple을 떠나는 것일까요? 블룸버그 통신은 이미 지난 3월, 팀 쿡 CEO가 AI 부문 책임자인 존 지아난드레아(John Giannandrea)의 제품 개발 실행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시리(Siri)의 관리 책임이 소프트웨어 총괄인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에게 넘어가는 등 내부적인 리더십 혼선이 있었음을 짐작게 합니다. 최고의 인재들은 비전이 불투명하고 성과가 더딘 조직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지금의 연쇄 이탈은 Apple의 AI 전략과 리더십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는 가장 명백한 증거일 수 있습니다.

     

    '애플 인텔리전스', 추격의 발판으론 부족했나?

    물론 Apple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뒤늦게나마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발표하고 ChatGPT를 통합하는 등 AI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정했습니다. 수십 년간 업계의 성장을 주도해 온 Apple의 행보치고는 너무나 신중하고, 심지어 느리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경쟁사들의 움직임은 번개 같습니다. Google은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자사의 강력한 AI 모델 '제미나이(Gemini)'의 성능을 선보이며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Microsoft는 이미 자사의 모든 서비스에 AI를 깊숙이 통합하며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랫동안 기대를 모았던 시리(Siri)의 AI 업그레이드마저 내년으로 연기되었다는 소식은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더욱 키웠습니다. 핵심 인재들이 떠나가는 상황에서, 과연 Apple이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좁히고 다시 '혁신의 아이콘'으로 설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순간입니다.

     

    투자자 관점: '흔들리는 AI 리더십'을 경계하라

    그렇다면 이 모든 상황을 우리 투자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단순히 '임원 한두 명 떠나는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기술 기업, 특히 AI와 같은 최첨단 분야에서 핵심 인재의 유출은 회사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위험 신호(Red Flag)'입니다.

     

    Apple의 천문학적인 시가총액은 단순히 아이폰 판매량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에도 세상을 바꿀 혁신을 계속해서 보여줄 것이라는 시장의 강력한 '믿음'에 기반합니다. 만약 AI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Apple이 방향을 잃고 헤매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믿음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습니다. 지금의 인재 유출 사태는 바로 그 믿음의 기반을 위협하는 사건입니다.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대

    Apple은 의심할 여지없이 위대한 기업입니다. 막강한 자본력과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저력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혁신'은 돈만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최고의 인재들이 떠난 자리를 채우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이제 Apple 투자자들은 아이폰 판매량이라는 익숙한 지표 너머를 봐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단 한 가지는 Apple의 흔들리는 AI 리더십이 어떻게 재정비되고, 실질적인 결과물로 증명되는가입니다.

    • 과연 내년에 공개될 시리(Siri)는 모두를 놀라게 할 만큼 혁신적일까요?
    • 떠나간 인재들을 대체할, 혹은 그들을 뛰어넘을 새로운 피를 수혈할 수 있을까요?
    • 경쟁사들의 AI 기술을 따라잡는 것을 넘어, 다시 시장을 선도하는 'Apple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단순히 브랜드를 믿고 투자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날카로운 눈으로 Apple의 'AI 실행 능력'을 냉정하게 검증하고 판단해야 할 때입니다. 이번 인재 유출 사태가 거대한 위기의 전조일지, 아니면 더 큰 도약을 위한 성장통일지, 그 결과는 오롯이 Apple의 다음 행보에 달려있습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