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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가 던진 '분기 실적 폐지' 폭탄, 진짜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시장동향 2025. 9. 21. 22:32

    끝없이 오를 것 같던 미국 증시, 특히 S&P 500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이 화려한 축제의 중심에는 단연 압도적인 실적을 뽐내는 빅테크 기업들이 있죠. 매 분기 찾아오는 '어닝 시즌'은 이제 단순한 성적표 발표를 넘어, 투자자라면 반드시 챙겨봐야 할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당연하게 여겨왔던 '분기별 실적 발표' 시스템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력한 돌을 던졌습니다. "분기 보고를 폐지하고, 반기 보고로 바꾸자"는 그의 주장이 월가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입니다.

     

    기업 CEO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실적이 좋은 기업이라면 분기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자신의 자산과 보너스를 불릴 절호의 기회입니다. 반면, 실적이 부진한 기업에게는 투자자들의 차가운 심판을 받는 가혹한 시간이겠죠.

     

    트럼프의 제안은 단순히 보고 횟수를 줄이는 문제를 넘어, '단기 실적주의'라는 미국 자본주의의 오랜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3개월마다 기업을 닦달하는 것이 진정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는 길일까요? 아니면 더 큰 그림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족쇄일까요?

     

    하지만 오늘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진짜 핵심은 따로 있습니다. 분기냐, 반기냐의 논쟁을 넘어, 이번 기회에 반드시 손봐야 할 미국 증시의 '불편한 진실' 3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분기보고서
    분기 실적 보고가 없다면 주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가짜 이익'의 함정: 당신이 속고 있는 '조정 이익'의 비밀

    월스트리트 분석가 출신으로서 고백하자면, 기업이 발표하는 '조정 이익(Adjusted Earnings)'은 재무 모델을 만들 때 정말 편리한 숫자였습니다. 하지만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보다 더 위험한 함정은 없습니다.

     

    원래 '조정 이익'은 인수합병 비용이나 구조조정 비용처럼 일회성으로 발생한 특별한 비용을 제외하고, 기업의 순수한 이익 창출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고안된 지표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기업들은 이 '조정 이익'을 교묘하게 이용합니다. 특히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스톡옵션(주식 기반 보상)'과 같이 명백히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비용까지 제외하며 이익을 부풀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 투자자를 위한 인사이트:

    기업은 주주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입니다. 스톡옵션을 남발해 이익이 줄었다면, 그건 경영진의 책임이지 투자자가 눈감아줘야 할 문제가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헤드라인에 나오는 '조정 주당순이익(Adjusted EPS)'에 현혹되지 마세요. 반드시 공식 회계 기준(GAAP)에 따른 '진짜 순이익'과 비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두 숫자 간의 괴리가 크고 계속 벌어진다면, 무언가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강력한 경고 신호입니다.

     

     

    2. "개미는 질문도 못 하나요?"…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기회

    어닝 시즌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실적 발표 직후 열리는 '컨퍼런스 콜'입니다. CEO와 CFO가 직접 나와 실적에 대해 설명하고,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에 답하는 자리죠. 하지만 이 컨퍼런스 콜, 솔직히 말해 그들만의 리그가 된 지 오래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은 대부분 자신의 재무 모델을 채우기 위한 지엽적이고 기술적인 질문들을 던집니다. 정작 우리 같은 개인 투자자들이 정말 궁금해하는,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이나 핵심 경쟁력에 대한 질문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최근 몇 년간 개인 투자자, 소위 '개미'들의 시장 영향력은 기관 투자자 못지않게 막강해졌습니다. 이제 기업들도 개인 주주들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Tesla의 CEO 일론 머스크가 개인 투자자들의 질문을 받아 컨퍼런스 콜에서 직접 답변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 투자자를 위한 인사이트:

    기업이 개인 투자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지는, 그 기업의 주주 친화 정책과 투명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입니다. 트럼프의 제안을 계기로 분기 보고 시스템을 논의한다면, 단순히 보고 횟수가 아니라 '소통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개인 투자자의 질문권을 보장하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3. 단기 실적 압박 vs. 장기 성장 비전, 당신의 선택은?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 봅시다. 분기 보고를 반기 보고로 바꾸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찬성론자들은 CEO들이 3개월짜리 단기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더 멀리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매 분기 시험 성적에 얽매이지 않으니, 당장은 비용이 들더라도 미래를 위한 혁신에 집중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Okta(OKTA)의 CEO 토드 맥키넌 역시 "업계가 단일 분기의 숫자에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반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처럼 반대론자들은 "투명성을 훼손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상황을 파악할 기회가 1년에 4번에서 2번으로 줄어들면, 그만큼 정보의 비대칭성이 커지고 투자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 투자자를 위한 인사이트:

    이것은 정답이 없는 문제입니다. '장기적인 성장'과 '지속적인 투명성' 사이의 트레이드오프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로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더 자주 기업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안정적으로 가고 싶은가, 아니면 경영진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주고 장기적인 성장의 과실을 기다릴 것인가? 이 논쟁은 우리가 어떤 유형의 투자자인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투자의 본질을 다시 생각할 때

    트럼프가 던진 '분기 실적 폐지' 제안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우리가 투자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보고 주기가 바뀌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이 얼마나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모든 주주와 평등하게 소통하며,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가입니다.

     

    이번 논쟁을 계기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행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1. 숫자 이면을 파고드세요: '조정 이익'이라는 달콤한 포장지에 속지 말고, 진짜 이익(GAAP)을 확인하며 기업의 민낯을 보려 노력해야 합니다.
    2. 더 적극적으로 요구하세요: 우리가 투자한 기업이 개인 주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지 지켜보고, 투명한 소통을 요구해야 합니다.
    3.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하세요: 보고 주기에 흔들리지 않고, 내가 투자한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과 장기 성장 스토리를 믿고 꾸준히 동행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시장의 소음 속에서 진짜 중요한 가치를 분별해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성공적인 투자의 첫걸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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