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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 '셀 아메리카'는 없었다…외국인이 美 증시를 떠나지 못하는 진짜 이유시장동향 2025. 9. 27. 14:26
요즘 미국 증시, 하루가 다르게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습에 많은 투자자분들이 혼란스러우실 겁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 관세 발표 이후 월가에서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라는 공포 섞인 구호까지 등장했죠. 실제로 지난 4월, 미국 주식과 채권, 달러가 동시에 급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며 '안전자산 미국의 시대는 끝났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습니다.

셀 아메라카는 없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 거대한 자금을 움직이는 '큰손'들, 즉 외국인 투자자들도 미국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을까요? 최근 발표된 데이터는 우리의 상식과 공포를 완전히 뒤집는,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셀 아메리카'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미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었습니다.
숫자가 말해주는 진실: 역대급으로 미국 주식을 사랑한 외국인들
시장의 흉흉한 소문과 달리, 데이터는 냉정합니다. 저명한 리서치 기관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Ned Davis Research)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1월~6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 내 금융자산의 30% 이상을 주식에 배분했습니다.

Source: Ned Davis Research 이 숫자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감이 오시나요? 이는 장기 평균인 19%를 훌쩍 뛰어넘는, 거의 역대 최고 수준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온갖 악재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글로벌 자금은 채권이나 달러가 아닌, 미국 '주식'으로 향하고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이는 우리 개인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사실을 시사합니다. 시장의 단기적인 공포감에 휩쓸려 섣불리 '미국 시장은 끝났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진짜 돈의 흐름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그 이면의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 증시를 굳건히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 '빅테크'와 '정책'
그렇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왜 이토록 미국 주식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대체 불가능한 '기술주'의 힘입니다. 트루이스트(Truist)의 최고 투자 책임자(CIO) 키스 러너는 "모든 것은 기술주로 귀결됩니다(It all comes down to tech)"라고 단언합니다. 유럽을 포함한 다른 선진국 시장을 아무리 둘러봐도 Nvidia, Microsoft, Apple과 같은 거대 기술 기업이 포진한 미국 시장의 매력도를 따라올 곳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AI 혁명이 시장을 주도하는 지금,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미국 기술주'는 선택이 아닌 필수재와도 같습니다.
둘째,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강력한 정책 지원입니다. 시장의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연준은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들며 시장을 안심시켰습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워싱턴에서 재정 부양책에 대한 명확한 신호가 나오면서 투자 환경은 다시 미국에 유리하게 조성되었습니다. 한때 급락했던 달러화가 안정을 되찾은 것 역시, 해외 투자 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유입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국, 관세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기업들은 생각보다 영리하게 대처하며 충격을 흡수했고(씨티그룹에 따르면 실제 유효 관세율은 이론적인 18%의 절반 수준인 9%에 불과), 그 사이 '기술주'와 '정책'이라는 두 개의 강력한 기둥이 미국 증시를 굳건히 지탱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렇다면 지난봄의 '패닉'은 무엇이었을까?
물론 지난봄, 시장이 경험했던 동반 하락은 분명 심상치 않은 현상이었습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채권과 달러마저 주식과 함께 무너지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당황했죠. 실제로 한때 국제 증시가 미국 증시를 17%나 앞지르며 '미국 시장의 시대는 가고, 이제는 다른 시장이다'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너무 멀리 나간 움직임(a move that just went too far)"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윈스롭 캐피털(Winthrop Capital)의 CIO 아담 쿤스는 관세 충격에 대한 시장의 초기 반응이 과도했으며, 결국 미국과 국제 증시의 성과 격차는 다시 좁혀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시장은 종종 단기적인 충격에 과민 반응하며, 이러한 '패닉'은 오히려 장기적인 추세를 볼 수 있는 현명한 투자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현명한 투자자의 다음 행보는?
자, 이제 모든 조각이 맞춰졌습니다. 트럼프 관세라는 거대한 폭풍우 속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라는 배에서 내리지 않은 이유는 명확합니다. AI 혁신을 주도하는 압도적인 기술 기업들의 존재감과, 위기 상황에서 시장을 방어해 줄 강력한 정책적 뒷받침에 대한 굳건한 믿음 때문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 핵심은 여전히 'Team USA': 단기적인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미국 우량 기술주 또는 S&P 500, 나스닥 100과 같은 대표 지수 ETF에 두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글로벌 스마트 머니의 선택을 따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몰빵'은 금물, 현명한 분산 투자: 그렇다고 미국에만 '올인'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전문가들이 일부 국제 증시 노출을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처럼, 우리도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다른 지역이나 자산에 분배하여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 소음보다 신호에 집중하라: 매일 쏟아지는 자극적인 뉴스(소음)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미국 기술 기업들의 근본적인 실적 성장세와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성이라는 더 큰 흐름(신호)에 집중해야 합니다. 훌륭한 투자는 결국 단기적인 파도가 아닌, 장기적인 조류를 읽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시장은 언제나 불확실성을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불확실성 속에서 진짜 돈의 흐름을 읽고, 공포를 이겨내는 투자자만이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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