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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론 머스크의 ‘넷플릭스 손절’ 선언, 주가 급락은 시작에 불과할까?
    미국주식 2025. 10. 4. 17:34

    S&P 500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유독 웃지 못하는 거인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스트리밍 제국의 왕, Netflix(NFLX)입니다.

    지난 한 주간 Netflix의 주가는 5% 가까이 하락하며 지난 4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습니다. 시장 전체가 2% 상승하고 Amazon(AMZN), Meta(META) 같은 빅테크 동료들이 순항하는 동안, Netflix는 왜 홀로 역주행해야만 했을까요?

    넷플릭스 일론머스크
    일론 머스크의 발언이 넷플릭스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까요?

     

     

    그 중심에는 또 한 명의 거인, 바로 Tesla(TSLA)의 CEO 일론 머스크가 있습니다. 그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엔 그 대상이 Netflix가 되었습니다. 과연 머스크의 ‘저격’은 단순한 해프닝일까요, 아니면 Netflix의 미래에 대한 심각한 경고일까요? 투자자로서 우리는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그 이면에 숨겨진 세 가지 핵심 포인트를 짚어보겠습니다.

     

    1. 머스크의 선전포고, 2억 2천만 팔로워가 움직이다

    사건의 발단은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이었습니다. 그는 2억 2천 7백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들에게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넷플릭스 구독을 취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Netflix의 아동용 프로그램에 소위 '트랜스젠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습니다.

    일론 머스크 X 트위터 넷플릭스
    일론 머스크는 트랜스젠더 이슈에 매우 부정적인 개인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인물의 공개적인 ‘보이콧’ 선언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Netflix의 주가는 힘없이 무너졌고, 한 주간의 낙폭은 시장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주가 하락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바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정치적 올바름(PC)’ 이슈가 이제 기업의 실적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거대한 리스크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기업의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사회적 논란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까지 면밀히 살펴봐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2. ‘위기설’은 처음이 아니다: 숫자로 증명된 Netflix의 맷집

    하지만 축배를 들기엔 아직 이릅니다. Netflix가 이런 ‘소셜 미디어발 위기’를 겪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억하시나요? 2020년, 프랑스 영화 ‘큐티스(Cuties)’가 아동을 성 상품화했다는 비판에 휩싸이며 '#CancelNetflix' 해시태그가 전 세계를 휩쓸었던 사건을 말입니다.

     

    당시 구독 분석 업체 안테나(Antenna)에 따르면 구독 취소율이 무려 5배나 급증했고, 이탈률은 수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야말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을까요? Netflix는 약간의 상처만 입었을 뿐, 장기적인 구독자 기반에는 거의 타격을 받지 않고 논란을 극복해냈습니다.

     

    현재 Netflix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합니다. 지난 분기 실적은 월가의 예상을 뛰어넘었고, 올해 전체 매출 전망치 역시 상향 조정했습니다. 회사는 3분기 매출로 115억 3천만 달러, 주당 순이익(EPS)은 6.87달러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의 초기 전망치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광고 요금제의 성공적인 안착, ‘오징어 게임’, ‘기묘한 이야기’와 같은 블록버스터급 신작들의 귀환, 그리고 라이브 스포츠 콘텐츠 확대는 Netflix의 성장 엔진이 여전히 뜨겁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 월가의 시선: '소음'에 흔들리지 않고 '본질'을 보라

    그렇다면 월가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흥미롭게도 머스크의 공세가 한창이던 지난 목요일, 오펜하이머의 분석가 제이슨 헬프스타인은 Netflix에 대한 ‘매수(Outperform)’ 의견과 목표주가 1,425달러를 재확인했습니다.

     

    그가 주목한 것은 논란이 아닌 ‘데이터’였습니다. 3분기 시청 시간(hours viewed)이 전년 동기 대비 20%나 증가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는 사용자들이 논란과 관계없이 여전히 Netflix 콘텐츠에 깊이 몰입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국 주가를 움직이는 가장 근본적인 힘은 일론 머스크의 트윗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Netflix와 함께 보내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월가는 단기적인 ‘소음(noise)’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라는 ‘본질’에 더 집중하고 있는 셈입니다.

     

    진짜 시험대는 10월 21일이다

    일론 머스크의 ‘넷플릭스 불매 운동’은 분명 단기적으로 주가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데이터를 종합해 볼 때, 이것이 Netflix의 제국을 무너뜨릴 만한 치명적인 위협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Netflix는 이미 여러 차례 사회적 논란을 극복하며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을 증명해왔습니다.

     

    진정한 투자자라면 감정적인 휩쓸림보다 냉철한 분석을 택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머스크의 다음 트윗이 아니라, 10월 21일로 예정된 Netflix의 3분기 실적 발표입니다. 그날 발표될 실제 매출 성장률, 광고 사업의 성과, 그리고 사용자 참여도에 대한 경영진의 코멘트가 이번 논란의 영향을 가늠할 가장 정확한 잣대가 될 것입니다. 단기적인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며 다가올 실적 발표를 차분히 지켜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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