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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ian(RIVN), 롤러코스터 실적 속 숨겨진 '진짜' 엔진: 자동차가 아니었다?미국주식 2025. 11. 6. 22:04
테슬라의 부진, 연이은 전기차(EV) 스타트업의 파산 소식. 2025년 현재, 글로벌 EV 시장은 그야말로 '옥석 가리기'가 한창입니다. 이 살벌한 전쟁터 한가운데, '제2의 테슬라'로 불리던 Rivian(RIVN)이 서 있습니다.
Rivian의 2025년 성적표는 마치 한 편의 롤러코스터와 같습니다. 1분기 깜짝 흑자(총 이익 2억 6백만 달러)를 기록하며 환호성을 지르나 싶더니, 2분기 만에 정확히 그만큼의 적자(-2억 6백만 달러)를 내며 투자자들의 마음을 철렁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3분기, 다시 2천 4백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시장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대체 Rivian의 본모습은 무엇일까요? 이 흑자는 진짜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신기루일까요?
놀랍게도, 3분기 흑자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알던 Rivian과는 전혀 다른 그림이 그려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3분기 흑자의 주인공은 자동차가 아니었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Rivian의 2025년 재무제표를 깊숙이 파헤쳐, 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지, 그리고 한국 투자자들은 무엇을 주목해야 할지 명쾌하게 분석해 드립니다.

리비안의 미래는 R2에 달려있습니다.
롤러코스터 2025년: '질 낮은' 1분기 흑자와 '진짜' 3분기 흑자의 비밀
Rivian의 2025년 분기별 실적은 투자자들에게 극심한 혼란을 주었습니다.
1분기: '질 낮은' 첫 흑자 ($+206M)
1분기 2억 6백만 달러의 흑자는 R1 플랫폼의 근본적인 비용 구조가 개선된 덕분이 아니었습니다. 재무제표를 자세히 뜯어보면, 이는 "자동차 규제 크레딧 판매"라는 일회성 수익과 생산량 감소에 따른 일시적 비용 절감 효과였습니다. 즉, 지속 가능성이 매우 낮은 '질 낮은' 흑자였습니다.
2분기: 현실로의 복귀 ($-206M)
아니나 다를까, 2분기에는 크레딧 효과가 사라지자 R1 플랫폼의 막대한 생산 비용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Rivian은 1분기에 벌었던 돈을 정확히 모두 까먹으며 2억 6백만 달러의 총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R1 차량이 여전히 '만들수록 손해'일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재확인시켰습니다.
3분기: '질 높은' 변곡점 ($+24M)
그리고 마침내 3분기, 2천 4백만 달러의 '긍정적' 총 이익을 다시 달성했습니다. 숫자는 작지만, 이 흑자는 1분기와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이 변곡점의 비밀은 바로 사업 부문별 실적에 숨어있습니다.
3분기 흑자의 진짜 주인공: 자동차(-1.3억$) vs 소프트웨어(+1.54억$)
2025년 3분기, Rivian의 재무제표는 두 개의 다른 회사가 합쳐진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 자동차(Automotive) 부문: 13,201대의 차량을 인도하며 11억 4천 2백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 부문은 여전히 1억 3천만 달러의 총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S/W) 부문: 반면 이 부문은 전년 대비 324% 폭증한 4억 1천 6백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무려 1억 5천 4백만 달러의 총 이익을 창출했습니다. (총이익률 약 37%)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충격적입니다. 3분기 Rivian은 자동차를 팔아서 돈을 번 것이 아니라, 폭스바겐(Volkswagen)과의 조인트 벤처(JV)를 통해 소프트웨어 및 전기 하드웨어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며 번 돈으로 자동차 부문의 적자를 메우고도 2천 4백만 달러를 남긴 것입니다.
즉, 폭스바겐 JV는 단순한 현금 수혈이 아니라, Rivian의 손익계산서(P&L)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고수익 캐시카우' 엔진으로 즉각 작동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폭스바겐이 준 '10억 달러'가 아닌 '시간'
2025년 Rivian의 가장 큰 성과는 단연 폭스바겐과의 파트너십입니다. 6월 30일, 폭스바겐은 Rivian 주가에 33%의 높은 프리미엄을 적용해 10억 달러의 자본을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이 딜의 본질은 10억 달러가 아닙니다. 이는 총 25억 달러 규모 투자의 일부일 뿐이며, 2026년에만 20억 달러가 추가로 투입될 예정입니다.
이 딜의 진짜 의미는 '시간'입니다.
폭스바겐은 Rivian의 전기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얻는 대가로, Rivian이 R1의 '현금 소모(Cash Burn)' 단계를 버티고 차세대 플랫폼인 'R2'를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릴 때까지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전략적 가교(bridge)' 역할을 자처한 것입니다.
덕분에 Rivian은 최악의 '유동성 리스크'에서 벗어나, 회사의 모든 역량을 유일한 생존 공식인 R2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Rivian의 유일한 생존 공식: 'R2 플랫폼'
Rivian 경영진은 R1이 아닌 R2 플랫폼이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달성할 유일한 길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R1과 폭스바겐 S/W 매출이 '현재'를 버티기 위한 전략이라면, R2는 '미래' 그 자체입니다.
Rivian의 R2 로드맵은 매우 공격적입니다.
- 출시 시점: 2026년 상반기 내 R2 고객 인도 시작
- 생산 준비: 2025년 말, 일리노이 노멀 공장에서 '제조 검증 빌드' 시작
- 핵심 목표: 2026년 말까지 R2 플랫폼의 긍정적 단위 경제성(Positive Unit Economics) 달성
이는 R1보다 자재 명세서(BOM)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설계와 4695 원통형 배터리의 자체 생산 노력 등을 통해 달성될 계획입니다.
이제 투자자들의 핵심 성과 지표(KPI)는 'R1 인도 대수'가 아니라 'R2 생산 마일스톤'으로 완전히 이동해야 합니다.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고? 'Mind Robotics'와 스핀오프 전략
2025년 Rivian은 또 하나의 흥미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바로 'Mind Robotics'라는 산업용 AI 회사를 스핀오프(분사)시킨 것입니다.
놀라운 점은 Rivian이 이 회사에 자사의 현금을 투입하지 않고, 1억 1천만 달러의 외부 시드 펀딩을 유치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Rivian이 R2라는 핵심 과제에 집중하는 동시에, 자사의 IP와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자본 효율적(capital-light)'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성공의 과실은 지분(Rivian이 지분 보유)으로 공유하되, 실패의 위험(현금 소모)은 외부 투자자에게 맡기는 현명한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축배를 들기엔 이른 이유: 3가지 핵심 위험
폭스바겐의 구원과 R2의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Rivian을 향해 냉담한 반응(3분기 '비트 앤 드롭')을 보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세 가지 핵심 위험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 IRA 세금 공제 종료 (수요 절벽): 3분기의 강력한 차량 인도(13,201대)는 사실 IRA 세금 공제 종료를 앞둔 '수요 당겨오기' 효과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4분기와 2026년 1분기 수요가 급감하는 '수요 절벽'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 R2 '생산 지옥' (Execution Risk): 2026년 R2의 성공적인 램프업은 Rivian의 '가정'일 뿐, 아직 '현실'이 아닙니다. EV 스타트업의 무덤이었던 '생산 지옥'은 Rivian에게도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배터리 수급, 공정 문제 등 어느 하나라도 삐끗하면 폭스바겐이 벌어준 '시간'은 순식간에 소진될 것입니다.
- 예상된 '보수적' 4분기: Rivian은 연간 총 이익을 "대략적인 손익분기점(roughly breakeven)"으로 전망했습니다. 3분기까지 +2천 4백만 달러의 누적 이익을 기록했으므로, 이는 4분기에 소폭의 손실(-2천 4백만 달러 수준)을 예상한다는 의미입니다. 3분기 S/W 호재에도 EBITDA 가이던스를 유지한 것5 역시, S/W 이익을 미래(R2, AI Day)를 위해 재투자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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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ian 투자, 리스크는 '재무'에서 '실행'으로 넘어갔다
2025년 Rivian은 '유동성 위기'라는 가장 큰 산을 폭스바겐 파트너십으로 넘었습니다. 재무제표는 R1 적자를 S/W 흑자로 메우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Rivian의 핵심 리스크는 '재무(Finance)'에서 '실행(Execution)'으로 명확하게 이동했습니다.
투자자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단기 (Short-Term): 4분기 실적은 IRA 공백으로 인해 3분기 대비 부진할 가능성이 높으며, 주가 변동성은 지속될 것입니다. 12월 11일 예정된 'AI Day'4가 단기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는지 주목해야 합니다.
- 중기 (Mid-Term / 2026): 투자의 성패는 2026년에 갈립니다. 투자자는 이제 'R1 분기 인도 대수'라는 과거의 지표에서 벗어나, 2025년 말 'R2 제조 검증 빌드' 시작, 2026년 상반기 'R2 고객 인도', 그리고 2026년 말 'R2 단위 경제성 달성'이라는 3가지 핵심 마일스톤을 면밀히 추적해야 합니다.
R2의 성공적인 램프업을 확신하는 공격적 투자자라면 지금의 재무적 변곡점이 매력적인 진입 시그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 지옥'의 리스크를 인지하는 보수적 투자자라면, 2026년 R2의 실제 '단위 경제성'이 숫자로 증명될 때까지 관망(Hold)하는 것이 현명해 보입니다.
❓ Rivian(RIVN) 투자 FAQ
Q1: 2025년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는데, 왜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나요?
A: '비트 앤 드롭(Beat and Drop)' 현상입니다. 시장은 3분기라는 '과거' 성과보다, IRA 세금 공제 종료로 인한 4분기 및 2026년 1분기의 '수요 절벽' 가능성과 'R2 램프업'이라는 '미래'의 실행 리스크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Q2: 폭스바겐(Volkswagen) 파트너십의 진짜 의미는 무엇인가요?
A: 단순한 10억 달러의 현금 유치 그 이상입니다. 첫째, 즉각적인 고수익 '소프트웨어' 매출원이 생겨 R1의 적자를 상쇄하기 시작했습니다. 둘째, R2가 대량 생산 궤도에 오를 때까지 필요한 '시간'과 '자본'이라는 생명줄을 확보했다는 의미입니다.
Q3: 왜 R1이 아니라 R2 플랫폼이 Rivian의 미래에 더 중요한가요?
A: R1 플랫폼은 프리미엄 모델이지만 생산 비용이 너무 높아 근본적인 수익성 달성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R2는 R1 대비 절반 수준의 비용을 목표로 '대량 생산'과 '수익성(긍정적 단위 경제성)'을 위해 설계된 플랫폼입니다. Rivian의 장기 생존은 R2의 성공에 달려있습니다.
Q4: 'Mind Robotics'라는 AI 회사를 분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자본 효율성' 때문입니다. Rivian은 R2 개발이라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핵심 과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AI/로보틱스 기술(IP)은 외부 자본(1억 1천만 달러)을 유치해 분사(스핀오프)함으로써, Rivian의 현금을 쓰지 않고도 기술을 수익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현명한 전략입니다.
Q5: 지금 Rivian 주식에 투자해도 될까요?
A: 이는 투자자의 위험 감수 성향에 따라 다릅니다. 폭스바겐 파트너십으로 최악의 '유동성(파산) 리스크'는 크게 해소되었습니다. 하지만 'R2 생산 지옥'이라는 '실행 리스크'는 여전히 높습니다. 2026년 R2의 성공적인 대량 생산을 확신한다면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 될 수 있으나,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2026년 R2의 실제 수익성이 숫자로 확인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Source: https://riv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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